[고양파주] 시미령 개인전《마음의 꽃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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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04 ~ 2023-01-30
조회 1회
작성일 23.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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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노트]
부안 내 고향에서 나는 방앗간 집 딸이었다. 작게 자른 가래떡 하나만 들고 있으면 나와 놀겠다는 아이들이 줄을 섰다. 아이들을 마음대로 휘두르며 대장 노릇을 했지만 그 후 바비 인형을 들고 나타난 선생님의 딸...이제 아이들은 떡을 쳐다보지도 않았고 오로지 그 바비인형의 신기한 움직임에만 눈을 주었다. 할 수 없이 나와 놀던 아이들조차 이른 저녁밥을 먹으러 들어가 버리고 나면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알 수 없는 느낌은 나를 작은 언덕으로 이끌었고 방앗간 일을 마친 엄마가 저녁 먹으라고 소리를 칠 때까지 그 언덕에 누워 시간을 보냈다.
어른이 되는 인생이 시작되었을 때, 매 순간이 쉽지 않다고 느껴졌을 때, 나는 그 작은 언덕을 떠올렸다. 그것은 나의 아지트였고, 고독을 달콤하게 느껴본 장소였으며 무엇보다 땀을 빼며 놀던 몸의 쉼을 주던 곳이었다. 그 언덕에서 흙이 주었던 편안함에 끌려 캔버스 대신 흙으로 작업을 시작했고, 옻의 은은한 색감과 남다른 깊이는 어린 시절 자연의 느낌을 더욱 율동적으로 표현하도록 해 주었다.
흙이 좋아 시작했던 도자기는 더 이상 그것을 굽진 않아도 늘 내 마음속 깊이 존재한다. 이번 전시에서 도자기의 형상은 어쩌면 ‘나’를 표현한 것이다. 옻을 다루고 그것을 표현하는 이 과정이야말로 가끔은 벅찼던 내 삶의 작은 ‘쉼’이라고 생각했다. 쉼의 작업은 나에게 마음의 꽃길을 선사해 주었고. 작품 속 물결들은 쉼으로 가는 잠깐의 시간을 허락하는 일종의 길이다. 자연으로부터 받은 흙과 옻이란 재료가 어린 시절의 따뜻함과 작품 속 포근한 꽃길을 선물한 것처럼 이 작품들이 누구에게나 쉬어갈 수 있는 ‘마음의 꽃길’이 되길 희망해본다.
전시 일정 : 2023.01.04(수) ~ 01.30(월)
운영 시간 : 월 - 토 / 10:00 ~ 18:00 (*일요일 휴무)
갤러리 위치 : 경기도 파주시 책향기로830, 2층
전화 문의 : 031-941-6644
부안 내 고향에서 나는 방앗간 집 딸이었다. 작게 자른 가래떡 하나만 들고 있으면 나와 놀겠다는 아이들이 줄을 섰다. 아이들을 마음대로 휘두르며 대장 노릇을 했지만 그 후 바비 인형을 들고 나타난 선생님의 딸...이제 아이들은 떡을 쳐다보지도 않았고 오로지 그 바비인형의 신기한 움직임에만 눈을 주었다. 할 수 없이 나와 놀던 아이들조차 이른 저녁밥을 먹으러 들어가 버리고 나면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알 수 없는 느낌은 나를 작은 언덕으로 이끌었고 방앗간 일을 마친 엄마가 저녁 먹으라고 소리를 칠 때까지 그 언덕에 누워 시간을 보냈다.
어른이 되는 인생이 시작되었을 때, 매 순간이 쉽지 않다고 느껴졌을 때, 나는 그 작은 언덕을 떠올렸다. 그것은 나의 아지트였고, 고독을 달콤하게 느껴본 장소였으며 무엇보다 땀을 빼며 놀던 몸의 쉼을 주던 곳이었다. 그 언덕에서 흙이 주었던 편안함에 끌려 캔버스 대신 흙으로 작업을 시작했고, 옻의 은은한 색감과 남다른 깊이는 어린 시절 자연의 느낌을 더욱 율동적으로 표현하도록 해 주었다.
흙이 좋아 시작했던 도자기는 더 이상 그것을 굽진 않아도 늘 내 마음속 깊이 존재한다. 이번 전시에서 도자기의 형상은 어쩌면 ‘나’를 표현한 것이다. 옻을 다루고 그것을 표현하는 이 과정이야말로 가끔은 벅찼던 내 삶의 작은 ‘쉼’이라고 생각했다. 쉼의 작업은 나에게 마음의 꽃길을 선사해 주었고. 작품 속 물결들은 쉼으로 가는 잠깐의 시간을 허락하는 일종의 길이다. 자연으로부터 받은 흙과 옻이란 재료가 어린 시절의 따뜻함과 작품 속 포근한 꽃길을 선물한 것처럼 이 작품들이 누구에게나 쉬어갈 수 있는 ‘마음의 꽃길’이 되길 희망해본다.
전시 일정 : 2023.01.04(수) ~ 01.30(월)
운영 시간 : 월 - 토 / 10:00 ~ 18:00 (*일요일 휴무)
갤러리 위치 : 경기도 파주시 책향기로830, 2층
전화 문의 : 031-941-66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