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화판에 내가 사는 도시를 그렸고, 행복이 찍혀있는 일상을담았습니다.
여러 색상의 작은 점으로 여백을 채워나가는 것이 비효율적이고 작업기간이 점점 길어집니다. 결국에는 보여주고자 하는 작품의 의미는 희미해지고, 어느새 점을 찍어내는 행위에 집착하는 내 자신을 발견하게됩니다.
“나는 왜 이 행위를 집착하는가”에 대한 의문. 그에 따라오는 대답은 “모르겠습니다.”.
확실하게 설명하긴 어렵지만, 반복에서 오는 편안함 때문이 아닐까, 혹은 점으로 채워진 화려한 색을 좋아하는 원초적인 본능을 자극한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캔버스에 천을 덧씌우며 생각하던 주제는, 완성에 다다를 즈음에는 무의식으로 변해가고 있을 때가 종종있습니다.
그래서 의미가 아닌 행위를 담기로 했습니다. 굽어가는 허리와 목, 낡아가는 손목 인대, 눈 또한 침침해져 가지만 도파민으로 범벅된 두뇌 때문에 작업을 멈출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행복을 작업에 담기로했습니다.
존재만으로도 행복을 복사하는 그런 작품을 만들어내고 싶습니다. 감상자가 판넬앞에 앉아 한점한점 찍어내며 그림을 완성해가는 작가의 모습을 상상해주길 희망합니다. 오랫동안 작품을 감상하며 일상에 대한 연상, 공감, 상상을 이끌어내길 기대합니다.
때탄 도시의 빌딩과 익숙한 일상을 통하여 각자의 도시에서 살아가는 자신을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길 바랍니다. 내가 꾸역꾸역 눌러 담은 행복이 감상자에게 전달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관람객이 어떤 과정을 통해 위 작품이 완성되었는지 상상해주었으면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