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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안의 행복이야기
행복이란 뭘까? 걱정 없이 잠이 드는 저녁, 때론 더운밥 한 공기와 찬바람을 피할 공간이 있는 것으로도 우리들의 삶은 행복으로 가득하다. 행복은 봄볕이 드는 창가에 앉아 차 한잔을 마시는 소소함, 소나기가 들이치는 여름의 화창하다가 궂은 날씨에서도 느낄 수 있다. 어느 날은 예측하기 어렵고, 눈발이 날리는 겨울의 변덕스러운 날씨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내가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대하는 가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로 나타난다. 어떤 이는 비가 오는 것이 싫고 짜증이 날 수도 있지만, 누군가는 단비 같은 존재로 느낄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매일매일 반복되는 일상.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무심하게 지나가는 시간이 많았다. 바쁜 일상을 부지런하게 움직이며 나름대로 의미를 부여하며 보냈다. 그렇다고 싫거나 무의미한 시간을 보낸 적은 없었다. 단지 가슴 뛸만한 일들이 점점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무미건조한 삶 앞에서, 일생일대의 사건이 터졌다. 너무나 오랫동안 기다렸던, 그토록 바라던 아이가 생긴 것이다. 계획에 없었던 병원에서 의사 선생님의 격려가 내 마음을 흔들었다. 없던 용기까지 생겼다. 갑자기 머릿속이 복잡해 졌으나, 모든 것은 마음먹기 나름이라 생각했다.
“행복이란 내가 갖지 못한 것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가진 것을 즐기는 것이다.”라고 배우 린 피터스는 말했다. 선물처럼 내게 온 아이를 통해서 삶의 많은 자락이 펄럭였다. 아이가 주는 기쁨과 환희로 이미 내 몸은 날고 있었으니 말이다. 간절히 원하던 것을 내 손안에 쥐어졌을 때의 소중함처럼, 아이에게 해주고 싶은 것이 많아졌다. 무겁게 내려앉아 있던 집안 공기는 아이의 존재만으로도 모든 것이 깃털처럼 가볍게 느껴졌다.
여느 부모의 마음처럼 일상의 모든 일이 특별하게 다가왔다. 솜털이 남아있는 딸과 처음 눈이 마주친 기억은 잊을 수 없다. 커다란 눈을 깜박거리며 우는 소리는 신기하고 가슴이 벅찼다. 이때부터였다. 딸아이의 하루를 기록하기 시작했다. 평범하지만 아빠가 그려주는 딸아이의 일상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다.
꼬물대던 손가락, 발장난을 치며 웃던 모습, 처음 발걸음을 떼었을 때의 뒤뚱거리던 모습, 정성스레 만든 이유식을 먹던 모습. 옹알이하며 아빠하고 서툴게 말하던 모습, 응가를 하느라 힘을 주던 모습, 딸아이의 움직임 하나하나, 가지고 놀던 딸랑이 장난감, 그리고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그림으로 그리기 시작했다. 딸아이에게 한 걸음 더 다가서고 싶은 아빠의 마음과 교감하고 싶은 마음이 지금의 행복 토끼로 탄생 된 것이다. 항상 미소 짓고 있는 행복이처럼 딸아이도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보태며 말이다.
누가 그랬던가. 선물은 받는 기쁨보다 주는 기쁨이 더 크다고, 틀린 말은 아닌가 보다. 딸아이의 존재만으로도 나에게는 선물이며, 보물이기에 어떤 방법으로든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 딸아이가 내게 주는 특별함은 행복으로 미소짓게 했다. 한 번의 눈웃음을 보기 위해 사탕을 가지고 둘만의 달콤한 거래를 한다. 삐죽거리는 입술과 투정 부리는 모습도 마냥 귀엽게만 보이는 딸아이, 그 모습을 보며 사탕봉지를 들고 슬며시 미소짓는 날들이 많아졌다. 서로 깔깔대며 행복한 날을 꿈꾸는 딸아이와 나의 마음은 캔버스에도 자연스레 녹아들었다.
싱그러운 풀냄새 가득한 초원 위에 서로 팔베개를 해주는 일, 사랑하는 사람에게 꽃을 선물하고 세레나데를 부르는 일, 스카프를 하고 자전거를 타고 노는 일, 선글라스를 끼고 마구 달리는 휴일 등 소박한 일상을 담아보았다. 한 개의 막대사탕 하나 입에 물고 그 달콤함에 잠시 취해보는 것, 모두 소소하지만 행복을 만드는 마술 같은 일이다.
우리가 만나는 다양한 삶의 이야기들이 캔버스 위에 행복으로 피어나는 게 좋다. 딸과의 추억이 때로는 왈칵 눈물을 쏟게도 하고, 뭉클한 감동으로 살포시 다가오기도 한다. 평범한 일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더디 가도 함께 가는 아빠 토끼와 행복이. 둘이서 함께 즐거운 붓질을 시작한다. 삶의 프레임 안에 행복한 동행을 위한 축제가 준비되었다. 여러 빛깔을 뿜어내는 딸아이와 이제 맘껏 즐겨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