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처음 도입 작품들은 부모님, 동생, 나 자신과의 관계에 대해 마주하는 장면들이다. 가끔 현 생활이 지치고 괴로울 때 대청소를 하게 되면 스트레스가 일부 사라지곤 한다.
그 때 어린시절 사진들을 보며 시간을 즐긴다. 청소가 1시간에 끝날 수 있는데 사진들을 사방에 널리 펼쳐놓고 구경하느라 3시간이 훌쩍 지나고 웃고 있는 나를 발견하며 청소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다.
일상적인 특별할 것 하나 없는 평범한 그 시간에 영감을 받아 편한 장면을 그리게 되었다. 사진만 봐도 미소가 지어지고 때론 사진 속에 없는 행동들을 상상하기로 한다.
어릴 때 부터 가장 무섭고 두려워 했던 것이 세 가지 있었는데 <엄마와 나 그리고 아빠> - 저자 나카가와 미도리, 무라마츠 에리코 책에서 보고 너무나도 공감이 됐고 끔찍하기까지 했다.
그 중 첫 번째는 “엄마가 없어지게 된다면?” 이었다. 인용구에서는 엄마가 잠시 외출한 정도만으로도,
만약 돌아오지 않는다면.. 만약 사고가 난다면.. 만약 병에 걸려서 죽으면 난 어떡하지? 라며 수시로 부정적인 생각들이 나를 괴롭게 했다.
두번째는 시력이었다. 최장 7년이라는 시간을 두고 가장 선명한 상태로 유지할거라고 예상되는데 아직도 난시와 건조증에 시달리는 중이라 그림을 언제까지 그릴 수 있을까? 였다. 부모님께서도 그림을 봐주실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에도 큰 공포로 다가왔던 것 같다.
세번째는 후천적인 영향이 가장 크다고 말할 수 있는 정신적인 심리상태였다.
오래 전부터 심리학에 관심이 많아서 잠깐 공부를 하기도 했었지만 중도 포기하고 스스로가 산만해서 집중하지 못해 그림 작업에만 관심을 기울인지 어느덧 19년이 되었다.
그렇게 최근 2019년도가 되던 해에는 어린시절의 모습을 재조명하여 일하며 마주친 사람들과 상담을 하다보니 마음의 안식처와 에너지를 필요로 한 사람들이 너무 많았다.
우리는 이렇게 근래에 서로를 이해받지 못하고 불안한 마음을 안고 혼자 살아가는 세상이 되어 버리고 있음에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나를 잃어버리는 시간들이 켜켜이 쌓여만 갈때 두려움을 이기는 방법으론 그리움의 조각들을 찾아나가기 시작 했다. 등장하는 아이들의 행동들은 나를 대변하는 어린시절의 모습인데 처음 일상을 언급한 것과 같이 사진속 상징하는 인물, 사물, 동물들이 나온다.
세월이 흐르면서 감정이 변화된 모습으로 심적 경험을 바탕으로 질감을 묘사하는데 집중하였다.
그 경험들은 첫 번째 작품인 심리적인 징조(Omen of Psychologic)에 인물들의 행동을 심리적으로 접근해 상징적으로 묘사하였다.
살이 찌거나 또는 급격히 빠져서 옆으로 쓰러져 있는 모습, 비닐막에 씌어진채 바라보고 있는 상태, 말장난감이 무언가에 충격을 받은듯 바닥에 박혀있거나
한 명의 산만한 아이가 반복적으로 돌아다니거나 저 멀리 바다위에서 건너오지 못한 채 한곳을 응시하며 멍하게 바라본다던지 이유를 모른채 울음을 터뜨리는 모습 등 심리적 전조증상을 나타내었다.
전시명 “I, Understand, you” 는 정신적인 감정을 겪어온 그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하는 메시지이다.
바다를 선택한 이유는 바다를 뒤로한 바위들이 마치 표정이 있는듯 인물과 동요된 모습으로 보였고 마음의 상태가 바다와 닮아있어 새벽바다에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하게 되었다. 끝이 보이지 않을 것처럼 칠흙같은 어둠에 갇힌 당신에게 내가 가진 빛과 에너지를 담아 그들에게 이해와 공감이라는 빛을 비추어 마음의 길을 안내하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