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어렸을때부터 살아가는 것에 대한 의미가 궁금했다. 왜 살아가야만하고 왜 죽으면 안되는지. 삶은 무엇이고 사람들과 함께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지. 암울한 살지도 남들보다 우월하게 살아오지도 않았음에도 나에게는 항상 삶에 대한 의구심이 들었다. 삶과 감정에 대해 이야기 해보고 싶었던 나는 궁금증을 그림을 통해 찾아가고자 하였다.
삶은 수 많은 감정과 관계들로 이어진 장면들의 연속임과 동시에 처음과 끝이 존재한다. 그 안에 시간이라는 것은 결과가 좋고 나쁘고를 떠나 어딘가로의 방향성이 정해져 있다는 것이다. 사라져가는 시간 속에 담긴 우리가 느꼈던 감정 그리고 함께 살아가는 것에 대한 의미와 본질을 기록하고 싶어졌다.
이전부터 미술 사에서는 점,선,면과 기본 도형에 대해 연구를 한 작가들이 존재했다. 그리고 그 철학과 가치관은 현재까지도 많은 영향을 주고 있으며 불변하는 진리들 또한 숨어있다고 생각한다. 모든 것들은 단순화 시키면 기본 도형으로 나타낼 수 있다. 수 많은 시각적인 요소들 중에서도 '기본적인(점,선,면 혹은 기하학적 도형들)'요소들이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대체하여 표현할 수 있는 방식이라고 생각 하였다. 원, 삼각형, 사각형 등등의 각 도형들은 형태만으로도 각자가 가진 고유의 느낌들을 보여줄 수 있으며, 어떤 색감이냐에 따라 또 다른 의미와 느낌을 지니게 된다. 즉, 기본 형태들은 많은 것들을 실제적인 것 보다도 추상적이고 심상적인 것들을 담아낼 수 있다고 여겨졌다.
오랜 시간을 패턴 디자이너와 함께 생활한 나에게 '패턴'을 자연스레 관찰하게 되는 때가 있었다. 면밀히 보게 된 섬유 '패턴' 안에서 기하학적인 요소들을 발견하게 되었고, 내가 알던 섬유 그 자체 이상이었다. 보면 볼수록 매력적인 요소들과 수 많은 의미 그리고 우리가 살아가는 삶이 담겨져 있었다. 생활에서 필요에 의해 여겨지기만 했던 것 안에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의미가 숨겨져 있었던 것이다.
패턴을 점차 재해석하고 해체하기도 하고 조합하기 시작했다. 상징적인 색들을 넣거나, 숫자, 규율, 메세지 등등 다양하게 표현해 나갔다. 세상은 변화무쌍하고 불규칙적으로 돌아가는 것 같으면서도 반복되는 규칙 속에서 각자의 역할에 맞게 최선을 다하며 세상의 조화를 만들어 나간다. 패턴의 형식을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조화' 라는 기록을 하기 시작했다.
기록을 하는 것에 있어서 선적인 요소들에 큰 의미들을 담는다. 선은 점이 움직인 것에 대한 기록이고, 움직임이 시각화 된 것을 의미한다. 선은 즉 시간성을 뜻한다. 우리는 선이라는 요소를 통해 세상을 지각하고, 주변의 모든 것들은 선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 안에는 시간이라는 것을 담아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각자의 선(인생)들이 담긴 패턴 속에서 세상의 조화로움을 찾는다.
나에게 패턴이란 추상적인 개념들을 담아낸 기록이자 형식이다. 작품을 통해 누군가의 삶에 답을 내리거나 결정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도록 제시해주고 나 또한 그 의미와 본질들을 찾아나가는 것에 대해 기록하는 것이다.패턴 속에서 중요하지 않은 선은 없다. 마찬가지로 넓고 넓은 세상 속에서 우리의 삶은 보이지 않을정도로 작은 일부분일 수도 있고 각자가 다른 객채로서 전혀 불필요해 보일 수 있지만 서로가 맞물려 조화를 이루어 세상을 만든다. 그런 의미있는 삶을 담아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