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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내면에는 점령할 수 없는 감정들이 산다. 두려움과 욕심, 상처와 나약함들 사이에서 힘겹게 삶을 유지하기도 한다. 점령할 수 없는 감정들과 걸어가는 길은 걸어도 걸어도 가렵기만 하기에 삶 속에서 스스 로 빛나는 감정들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 스스로의 삶을 다정하게 들여다보는 것에서 시작되는데, 오늘 의 모습을 현재의 풍경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경험과 감정들이 쌓여 나의 오늘을 만드는 것이다.
내일의 날씨가 궁금했던 건 다가올 오늘의 계획된 일들이 지켜지길 바라는 마음일 것이다. 유년시절을 기억해 보면 소풍 가기 전날 밤엔 두 손을 모으고 내일의 맑음을 기도했던 날이 있다. 일기예보는 어느 정 도 높은 확률을 가지지만 자신이 바라는 정확한 날씨를 알려주지는 않는다. 어른이 되면서 내일의 날씨가 눈이나 비 등의 물리적인 것이 아니라 마음의 풍경이 될 수 있음을 알게 되고 그 풍경 한가운데 놓인 내 면의 감정과 삶의 경험들은 내게 더 의미로워졌다. 기쁨과 슬픔, 사랑과 미움, 나태함과 부지런함 등의 양 면적 모습이 수없이 교차 되면서 내가 있는 현재, 오늘의 날씨가 정해진다는 것을 알았다.
오늘, 나의 날씨는 반짝임이다. 내가 바라는 삶의 풍경을 만들고 지키려는 노력이나 나에게 보내는 누군 가의 따뜻한 마음들이 빛을 얻게 한다. 하루가 마무리되는 모습은 다양하다. 평온하고 기쁘게 마무리되는 날이 있고 드러나지 않는 소소한 일상에서부터 거추장스럽거나 두려움 속에서 마무리하기도 한다. 때로는 견디기 힘든 무게를 버티기도 하고 소중한 사람들의 마음을 읽어내고 느끼며 어김없이 또 다른 오늘로 이 어진다. 그 속에서의 경험과 감정들을 하나의 반짝임으로 남게 하는 것은 나의 몫이다. 섬세한 마음으로 일상의 행간을 읽어 내려간 흔적들은 오늘을 충분히 반짝이게 한다.
반짝이는 beads(구슬)는 따로인 듯 하나로 이어져 이미지를 형성하고 배경을 채워간다. 일상에서 자주 착용하는 신발이나 가방, 모자, 넥타이들은 낱알의 beads(구슬)에서 시작된다. 하나의 점에서 선을 만들며 화려한 이미지가 완성되는데 하나하나의 점들이 빛나는 것은 무수한 이야기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삶의 단면적 풍경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이미지 속에 담겨진 삶의 감정을 들여다보는 것으로 의미를 가진다. 캔버스 위에 채워진 이미지는 남성과 여성을 구별하지 않는다. 이는 내가 가진 내면의 시각적 태도에서 출 발하는 것으로 넥타이가 남성, 하이힐이 여성의 대명사가 아니라는 것이다. 넥타이가 성공을 의미하는 것 이 아니고 하이힐이 외면의 완벽함을 나타내는 것은 아니다. 혼자서 살아갈 수 없는 현실 공간에 존재하는 규율 안에서 자유로움과 의미 있는 길을 찾아가는 부지런한 발걸음과 넥타이의 단정함 속에 깃든 의외의 다정함에 대하여, 감격의 순간을 마중과 배웅으로 지키는 모자의 표정들, 무엇인가를 위해 애쓰는 마음을 간직한 속 깊은 가방 안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으면 한다. 그 이야기는 삶 한 부분의 울림으로 오늘을 빛내기에 충분한 자격이 있을 것이다. 따뜻하게 반짝이는 이미지를 뚫고 들어가 그 안의 결들을 들여다보 며 빛나는 오늘을 맞이하길 바란다. 시간과 공간을 달리하는 모든 경험과 감정들이 모여 삶의 배경으로 존 재하는 오늘의 날씨는 반짝거린다.